대부분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서는 PDF나 JPG 이미지 파일 형태로 처방전이 발급됩니다.
내려받은 처방전 파일을 이렇게 바로 인쇄해서 약국에 내면 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.
쉽고 편리하지만, 일부 비급여 전문의약품의 경우는 여러 장을 뽑아서 여러 약국에서 약을 받더라도 걸러낼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.
비급여 약품은 얼마를 처방받든 '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' 즉, DUR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.
포토샵 등 프로그램으로 수량이나 내용을 조작하는 데 악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겁니다.
실제 허술하고 형식적인 비대면 진료로 이른바 '약 쇼핑'이 가능했습니다.
취재 결과, 한 환자가 두 달 동안 비대면 진료 플랫폼 4곳을 통해 2년 2개월 치 탈모약을 '싹쓸이'한 경우도 있었습니다.
이들 플랫폼을 통해 서로 다른 병원 8곳에서 '첫 진료'를 받은 뒤 수령한 처방전으로, 약을 사들인 겁니다.
초진 환자에겐 비대면 진료가 금지된 규정 역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.
사재기를 통한 불법 의약품 유통이 우려되는 대목입니다.
[권영희 / 서울특별시약사회 회장 : 사설 플랫폼에서는 PDF 파일이나 JPG 파일로 처방전이 전송되고 있는데, 이것들이 이제 위변조가 가능하기 때문에….]
당국은 그러나 부적절한 처방 사례 자체는 물론, 그 규모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.
아직 관련법이 없어 플랫폼 업체를 상대로 자료를 받거나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서입니다.
비대면 진료 처방전 중 절반 이상이 '비급여 처방'이라는 서울시 약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관리 '사각지대' 규모만 추정할 뿐입니다.
[전혜숙 / 더불어민주당 의원 (국회 보건복지위원회) : 비대면 진료로 의약품의 오남용과 불법 유통 가능성이 커졌습니다. 약물 중독과 범죄 등의 심각한 사회 문제가 우려됩니다.]
보건복지부는 아직 시범사업이고 계도 기간인 만큼, 비대면 진료 관련 실태조사나 행정지도를 한 적도 없습니다.
다만 의료법 위반 등 현행법 안에서 처벌할 수 있는 사례를 적발하면 엄정 조치하겠다는 계획입니다.
YTN 이준엽입니다.
촬영기자 : 김정원, 이현오
영상편집 : 양영운
그래픽 : 박유동
자막뉴스 : 이미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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